[아이아토 2019.11,12월호] 겨울을 위한 준비 아이와의 심리적 거리 좁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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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에 대한 사랑이 클수록 부모는 일방적으로 아이와의 심리적 거리를 매우 좁히려 하거나 무시한 채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사랑하고 내가 원하는 틀 안에 가두려는 욕심이 생길 수 있다. 


이는 부모-자녀 관계를 악화시키는 지름길이 된다.이와 반대로 아이와 충분한 소통을 하지 못하고 애정적인 표현을 충분히 주고받지 못한다면 서로에 대한 믿음과 사랑을 의심하며 멀어질 수 있다.


아토피 환아의 경우 부모가 아이의 생활 전반(먹는 것, 입는 것, 수면 등)을 통제하고 관리해야 하기 때문에 부모-자녀 관계가 매우 밀착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아이가 스스로 식생활과 생활습관을 주의할 수도 있지만 대부분의 아이들은 아직 부모의 보호아래 있기 때문에 본인의 생활 전반을 스스로 통제하고 주의하는 것이 어려울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대부분 밀착된 관계의 모습을 보이고, 뒤엉켜있으며 이로 인해 서로에게 상처를 주고 힘든 상황을 많이 경험하게 된다.
 

그렇다면 부모-자녀의 건강한 관계 유지를 위한 심리적 거리를 유지하기 위해서 부모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1. 아이와 내가 다른 존재임을 인정한다.


추상적인 말일 수 있지만 아이와 나는 다른 존재라는 것을 인지하고 인정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부모로서 아이를 바른 길로 안내하고 경계를 세워주고 옳고 그른 것을 알려줘야 한다. 


그러나 그 기준에 대한 생각과 강도는 부모와 아이 입장이 서로 다를 수 있다. 


예를 들어 필자의 자녀와 있었던 일을 이야기해보려 한다. 필자의 큰딸이 26개월 때쯤 현관 바닥에 앉아서 샌들을 낑낑거리고 신고 있었다. 


필자는 그 당시 막내를 아기띠로 안고 있던 터라 큰 아이를 바로 도와주기 어려웠고,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는데 갑자기 큰아이가 큰소리로 짜증을 내며 “안 되잖아! 안돼!!!” 라는 것이 아닌가? 


이런 이야기를 들었을 때 당신이 부모라면 어떤 생각을 하겠는가? 아마 당연히 ‛신발을 신는데 잘 안 되는구나!’ 혹은 ‛엄마에게 도와달라고 하는구나!’ 라고 생각하며, 아이에게 “엄마가 도와줄까?” 라고 할 것이다. 


필자도 “잘 안돼서 짜증나지? 엄마가 도와줄까?”라고 했다. 그런데 갑자기 아이가 더 화를 내며 “아니! 내가 할거야!” 라고 하는 것이 아닌가! 


그래서 필자는 바로 “미안해. 엄마는 도와달라는 줄 알았어! 도움이 필요하면 말해.” 하며 조금 더 기다려줬던 기억이 난다. 


나는 당연히 도와달라고 들린 그 말이 아이는 혼자 했는데 잘 안돼서 짜증이 난 것뿐이었다. 


이때부터 필자는 아이와 대화 시에 이유와 의도를 더 많이 물어보는 편이다. 


이렇게 아이와 나는 같은 상황에서도 다른 의도로 말할 수 있고 받아들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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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아이의 기질을 알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


아이의 행동을 보면 ‛도대체 쟤는 왜 저럴까?’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아이의 행동에 대한 이해의 기본은 기질부터 시작해야 한다. 


기질은 아이가 가지고 타고난 유전적 특성이다. 기질은 아이의 행동방식을 결정한다. 


예를 들어 엄마는 기질적으로 매우 사교적이고, 친구들과의 모임도 자주 하는 사람인데, 아이는 특정 친구 한 명하고만 놀거나 혼자 노는 것을 더 선호한다면 엄마는 아이에게 어떤 감정을 느끼고 어떤 말을 할 수 있겠는가? 


아마 “너는 왜 친구랑 놀지 않니?” “혼자만 놀지 말고 친구들하고 좀 놀아라!”라고 잔소리를 하거나 좀 더 심하면 혼내듯이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아이가 기질적으로 소수의 친구와 노는 것으로 더 선호하는데 일부러 부모가 많은 친구들 속에 아이를 자주 노출시킨다면 아이는 큰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고, 자신을 있는 그대로 이해해주지 못하는 엄마와 심리적 거리감을 둘 수 있다. 


진정으로 아이의 기질을 이해한다는 것은 아이의 기질을 바꾸려 하지 않고 비난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이해한다는 것이다. 


위의 사례의 경우 엄마는 많은 친구들과 놀 수 있게 기회를 계속 만드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편히 놀 수 있는 소수의 아이들과의 만남을 지속하는 하는 것이 더 좋을 수 있다. 


그 소수의 친구들과도 사회적 기술은 충분히 연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의 기질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비난하고 바꾸려 하면 아이의 자존감이 다칠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3. 때로는 아이의 한걸음 뒤에서 지켜 봐주는 것도 필요하다.


아이들은 각자 자신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과장된 이야기로 들릴 수 있으나 아이들은 많은 경험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노하우를 쌓아간다. 


그러나 부모가 자녀에게 밀착되어 있으면 아이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거나 배우기보다 부모의 일반적 개입에 수동적으로 대응하는 아이로 자랄 것이다. 


놀이의 한 상황을 예로 들어보고자 한다. 4세 여자아이가 부모와 소꿉놀이를 하는데 장난감 세탁기를 들고 왔다. 


그런데 이리저리 만져보고 눌러봐도 세탁기는 돌아가지 않았다. 이때 보통 부모라면 세탁기를 자신이 만져보고 조작해서 작동법을 안 후에 아이에게 알려주려고 하지 않겠는가? 


그러나 이 부모는 놀이코칭을 통해 아이의 놀이를 존중하는 방법에 대해 배웠고, 아이가 방법을 찾을 수 있을 때까지 조금 더 기다려 주었다. 


그랬더니 그 아이가 웃으면서 손으로 직접 세탁기 통을 돌리면서 빨래가 되고 있다고 하는 것이 아닌가? 


만약 부모가 개입했다면 이 아이는 이런 방법을 경험해보지 못했을 것이고, 조금이라도 안되면 바로 부모한테 해달라고 요청하는 아이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아이와 더 가까워지고 싶고 항상 내 마음 같았으면 하는 생각은 본능에 가까운 생각일 수 있다. 그러나 경계가 없이 밀착된 관계는 결국 서로를 성장시키지 못하고 상처만 남길 수 있다. 


부모이기에 아이가 아프지 말고 힘들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모진 말과 상처가 되는 말을 쉽게 할 수 있다. 


또한 말하지 않아도 부모의 마음을 아이가 알 거라는 착각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아이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어떤가? 


아이들은 칭찬해주고 선물 사주면 부모가 나를 좋아한다고 생각하고 혼내면 나를 싫어한다고 생각하지 않는가? 


부모가 나를 너무 사랑해서 혼낸다는 걸 이해하는 자녀가 얼마나 될까? 이에 적절한 심리적 거리를 위한 노력은 부모와 아이의 성장과 행복을 가져다 준다. 


이번 겨울, 아이와의 건강한 심리적 거리 유지를 위한 계획을 세워보면 어떨까?



Editor 박서영 허그맘허그인 심리상담센터 심리전문가